정부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의무화를 추진하며 내년부터 민간 영역에서도 ZEB인증 의무화가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에 앞서 민간영역에서 ZEB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사업 내용이 공유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저에너지 친환경계획 컨설팅그룹 네드(대표 원종연)는 8월22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스포타임에서 ‘2024년도 제로에너지 컨설팅 지원사업 설명회’를 개최해 사업내용과 함께 최적화 컨설팅 사례를 소개했다.
원종연 네드 대표는 인사말에서 “네드는 2018년부터 국토교통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의 용역을 받아 민간 ZEB 에너지최적화 컨설팅을 진행 해왔다”라며 “2017년 ZEB인증 도입, 2020년 공공부문 1,000㎡ 이상 건축물 ZEB의무화 등이 진행됐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ZEB 제도는 물론 개념도 생소했으므로 ZEB를 구축하기 위해 과도한 비용이 투입되는 양상이 전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ZEB 투자비용 회수를 비롯해 에너지성능을 최적화하는 요소기술들이 다양해지고 노하우가 쌓이면서 현장에서 효과가 배가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ZEB 에너지최적화 컨설팅도 투입예산대비 효과가 우수한 정책으로 평가돼 매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원종연 대표는 “이번 오프라인 설명회를 통해 발주처, 친환경컨설팅기업 등을 통해 업계에 널리 보급‧확산된다면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커질 것”이라며 “특히 내년부터는 AI기반 최적화 컨설팅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확산할 계획인 만큼 앞으로 더욱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최성우 에너지공단 건물에너지실장은 축사를 통해 “2017년 처음 ZEB인증제도가 도입됐을 때는 시장에서 생소한 개념으로 받아들였으며 5등급을 달성하기에도 힘겨웠다”라며 “그러나 최근에는 5등급은 ‘쉽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됐으며 기존 5등급을 계획한 건축물이 4등급, 나아가 3등급까지 전환이 가능하다는 컨설팅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설명회를 통해 ZEB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얻길 바란다”라며 “에너지공단이 민간 ZEB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책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용도별 특성파악 최적화 설계 필요
전지운 네드 전무는 ZEB 에너지최적화 컨설팅 지원사업을 소개하며 “지원사업은 ZEB 보급활성화를 위해 대상건축물 설계단계를 고려한 컨설팅을 무료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ZEB 구축비용의 최적화방안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민간 및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설계‧시공‧운영단계별로 기술‧시장정보제공 등 컨설팅 지원을 통해 ZEB 구축비용 절감방안을 제시하며 최소비용으로 최대등급을 획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패시브‧액티브 기술분석을 통해 공사비 증가를 최소화하며 ZEB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인증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건축‧기계‧전기‧신재생 등 에너지 통합설계방안을 제시하며 의무대상이 아닌 자발적 인증 희망 건축물에 ZEB 전환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 제도 접목, 연간 에너지비용 절감에 따른 투자회수비용 산출 등 정보를 제공한다.
지원대상은 ZEB인증 의무대상이 아닌 민간‧공공영역의 모든 건축물이다. 자발적 인증대상인 경우 리모델링 건축물, 민간건축물 또는 연면적 500㎡ 미만 소형 공공건축물 등이 해당된다. 의무 인증대상인 연면적 500㎡ 이상 공공건축물이나 30세대 이상 공공 공동주택인 경우에도 ZEB 4등급 이상을 계획 중이라면 지원대상이 된다.
올해 사업은 연중 접수를 받고 있으나 총 40개 건축물을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있으므로 조기마감을 감안해야 한다. 현재 30여개 건축물이 접수완료돼 절차가 진행 중이며 협의 중인 곳도 있어 연내 40개 지원대상 선정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컨설팅사업 참여 신청서와 에너지분석을 위한 △건축 기본도서 △형별성능관계내역 △외피전개도 △장비일람표 △조명밀도계산서 △신재생관련도서 등을 이메일로 제출해야 한다.
지원내용은 △프리패시브 및 패시브디자인 △액티브 디자인 △신재생에너지 △BEMS 등 총 4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에서 건물배치 및 형태계획, 외피 단열성능 강화, 차양 및 유리 SHGC 개선 등 에너지요구량을 최소화한 뒤 2단게에서 열원설비 최적화 및 효율향상, 반송동력 및 배관손실 최소화, 에너지절약형 공조방식 적용, 전열교환기 효율향상 등을 통해 에너지효율을 최대화 한다.
이어 3단계에서 PV, BIPV, BAPV 등 태양광용량 최적화, 지열용량 최적화, 연료전지 용량 최적화 등 에너지자립률을 극대화하며 4단계에서 BEMS 9개 항목 적용 또는 전자식 원격검침계량기 6개 항목 적용 등 에너지관리 효율향상을 수행한다.
컨설팅 주안점은 건축물 용도별로 에너지사용 특성을 판단해 결과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거용 건축물은 냉방보다는 난방부하가 크다는 특성에 따라 난방에너지 절감 및 급탕에너지 절감방안을 제시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외피 및 창호 단열성능, 열교차단재 및 기밀테이프, 고효율 콘덴싱보일러, 고효율 전열교환기 등이다.
비주거용 건축물의 경우 냉방‧조명에너지 절감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일사차단을 위해 차양 및 유리 차폐성능 강화, 조명밀도 최적화 평면계획, 고효율 열원기기 적용, 순환펌프 동력 및 배관손실 최소화, 변풍량 최적 공조방식 적용 등을 제안하게 된다.
공사비 절감‧E효율 강화… ‘안할 이유 없다’
제로에너지 최적화 컨설팅을 통해 공사비를 수억원 절감하면서도 기존 계획대비 인증단계를 끌어올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세운 5구역 업무시설은 도심지 고층건축물 사례로 지하 8층, 지상 37층 연면적 13만3,000여㎡로 신축된 민간건축물이다. 원안설계는 △SHGC 0.5, 28mm 로이복층유리 △외벽 PF보드 90mm △바닥 XPS 220mm △COP 3.5 터보냉동기 △지열히트펌프 및 수직밀폐형 2,252kW △고정식 태양광 PV 166kWp △BIPV 2,034kWp 등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ZEB 5등급이 불가능한 것으로 계산돼 컨설팅을 요창한 사례다.
검토 결과 발전효율이 제한적인 동‧서측 BIPV가 대용량으로 적용됐으며 바닥단열 두께가 과하게 산정된 것으로 분석됐다. 창호 SHGC, 배관‧창호 기밀테이프, 터보냉동기 효율향상 등 효율화를 통해 과다설계된 설비를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대안설계에서는 △SHGC 0.3(강화) △바닥 XPS 190mm(축소) △COP 4.5 터보냉동기 및 펌프 인버터제어(강화) △지열히트펌프 2차측 펌프 인버터제어(강화) △AHU 전열교환기(추가) △BIPV 751kWp(축소) △SOFC 80kW(추가) 등이 반영됐다.
그 결과 1차에너지소요량은 기존 158.2kWh/㎡‧y에서 109.5kWh/㎡‧y로 낮아졌으며 에너지자립률은 기존 14.55%에서 20.52%로 향상됐다. 이에 비해 공사비는 전열교환기, 펌프 인버터 등 추가로 액티브요소에서 약 1억9,500만원이 증가됐지만 유리 SHGC 성능개선, 바닥단열 최적화 등 패시브요소를 비롯해 BIPV 최적화 등 신재생요소에서 약 8억9,400만원이 절감돼 총 7억여원의 공사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전통합청사 사례는 원안대비 공사비를 절감하면서도 ZEB를 한 단계 높인 4등급을 달성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대전통합청사는 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3만3,000여㎡ 규모의 업무용도 공공신축건물이다. 원안대비 △SHGC 성능 강화 △외벽‧지붕‧바닥 단열재 축소 △배관‧창호 기밀테이프 시공 △고정식 PV 및 BIPV 추가 △PEMFC 연료전지 삭제 △루버형 집광채광시스템 적용 등 대안이 도출됐다. 결과적으로 공사비는 약 3억원이 절감됐으며 ZEB 4등급 달성에 따라 연간 에너지비용 3,100만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건축기준 완화 등 지원사업을 최대한 활용해 공사비 절감 및 건물가치 증대를 달성한 사례도 소개됐다. 동소문로에 위치한 어린이집 및 근생건축물은 컨설팅을 통해 ZEB 리모델링을 추진함으로써 △민간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 △국토부 제로에너지 최적화 무료 컨설팅 지원 △제로에너지 BEMS 설치 지원 등 사업을 통해 취득세 절감, 용적률 인센티브를 획득했다. 그 결과 용적률이 199.3%에서 221.97%로 약 22% 완화효과를 적용받았으며 이에 따라 지상 4층 건축물을 지상 5층으로 리모델링할 수 있었다.
전지운 네드 전무는 “컨설팅은 어느 단계이든 설계나 시공을 변경할 수 있다면 신청이 가능하지만 가능한 한 기획 및 설계단계부터 컨설팅이 적용돼야 보다 큰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며 “또한 ZEB를 통한 건축기준 완화와 에너지비용 절감으로 임대수익 증가만으로 2년 내에 투자비가 회수됐던 사례가 있는 만큼 이점이 크다는 점이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