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전기, ‘열’로 바꿔 쓴다! 전극보일러」
"버려지는 전기, 온수로 바꿀 수 있을까?"
한국에서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본격적으로 설치되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생에너지를 수용하기 위해 차세대 전력망을 구상 중입니다. 아직은 현재의 전력망이 기존 대형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에 적합해 이미 계통에 연결된 재생에너지는 종종 출력제한을 명령받습니다.
출력제한을 받으면 전력을 생산한 대가를 받지 못합니다. 배터리와 같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전기를 담아두지 않는 이상 고스란히 전기를 버리게 됩니다.
만약 버리는 전기를 이용하여 온수를 만들어 사용하면 어떨까요? 집에 있는 전기보일러 같은 것을 말입니다. 이미 대형 아파트단지에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공급하는 열병합발전소를 설치하고 전력선과 열 배관망을 통해 전기와 열을 공급하고 있으니, 출력제한으로 남는 전기로 온수를 만든 후 열 배관망에 공급한다면 전기도 아끼고 온수도 쓸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겠습니다.
실제로 발전사들은 발전기 옆에 축열조를 건설해 남는 열을 저장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서울에 사신다면 가까운 한국중부발전의 서울화력본부(옛 당인리발전소)에서 축열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갈색 본부 건물 옆에 원통형으로 우뚝 선 흰색 건축물이 바로 축열조입니다.

중부발전 서울화력본부의 축열조.
"한난이 실증 중인 전극보일러… 뭐가 다를까?"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최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열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바로 ‘전극보일러’입니다. 한난은 올해 2월 20MW급 전극보일러를 화성지사에 설치하여 실증하고 있습니다.

한난 전극보일러 설명 듣는 김성환 장관.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
전극보일러는 잉여전력으로 열을 생산·저장했다가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열을 공급합니다. 화성지사의 20MW 전극보일러는 효율 99.61%, 열 생산 온도 122.79°C를 기록하였습니다.
일반적인 히터(저항 가열) 방식과 달리, 전극을 물에 담가 물 자체의 전기저항을 이용해 열을 발생시킵니다. 전극 사이에 전압을 가하면 물속의 이온이 이동하며 마찰열(Joule heat)이 발생합니다. 전극이 물에 잠기는 깊이를 조절하거나 절연 실드를 상하로 움직여 전류의 흐름을 제어해 0%에서 100%까지 출력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반응 속도가 빨라서 수 분 내에 부하에 도달할 수 있어 전력 계통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좋습니다.
전극보일러가 일반 전기보일러와 다른 점은 용량이 10~100MW 대용량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전기보일러는 보통 수 MW 내 소용량 위주입니다.
전극보일러의 효율은 99.5% 이상인데 전기보일러는 이보다 낮은 95~99% 수준입니다.
전극보일러는 전극이 소모되지 않아 반영구적인데 전기보일러는 히터봉의 부식과 소모가 발생합니다.
전극보일러는 물이 없으면 전류가 흐르지 않아 공운전 사고가 나지 않는데 전기보일러는 히터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이 존재합니다.
전극보일러는 태양광·풍력 발전량이 과도할 때 버려지는 전기를 열로 변환하여 축열조에 저장합니다. 화력발전소의 출력을 줄이는 대신 전극보일러로 부하를 창출해 계통 주파수를 안정화합니다.

한난 판교지사의 열공급 시설. 사진=한국지역난방공사 제공
한난에 따르면 전극보일러 1MW를 1억~3억 원 정도에 구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양수발전이 MW당 약 20억 원 이상의 설치비가 필요하며, 배터리는 MW당 약 20억~30억 원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저렴합니다.
그래서 한난은 전극보일러가 재생에너지 시대에 유력한 잉여전력 활용 기술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LNG 보조보일러 64기를 전극보일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극보일러가 일반화된다면 더는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이 출력제한으로 속앓이를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대신 따뜻한 물로 하루의 피곤을 씻겠지요. 전극보일러의 앞으로 활약을 기대합니다.
[참고 문헌]
“한난, 열을 전기로 바꾸는 전극보일러 실증”
데일리한국 2026년 3월 14일字
“잉여전력, 열로 바뀐다…한난 20MW ‘P2H 전극보일러’ 실증”
전기신문 2026년 3월 12일字









